「반 고흐, 영혼의 편지」리뷰

빈센트 반 고흐는 내가 그림을 업으로 삼고자 다짐했던 이후부터 '열정','노력' 이라는 키워드로 처음으로 내게 다가온 화가였다. 그의 인생에 대해 깊이있게 파고들지는 않았지만, 점차 자연스럽게 그와 관련된 전시회나 책을 접함으로써 차근차근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반 고흐, 영혼의 편지」는 내가 처음으로 좋아했던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이후부터 자살하기까지의 동생 테오와 그리고 주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들을 번역하고 고흐의 습작을 군데군데 삽입한 책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1차 저자의 '생각','인생' 등을 읽고 해석한, 2차 저자가 작성한 책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러한 책을 읽다보면 나는 1차 저자와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2차 저자를 통해 1차저자와 이야기하는 느낌을 받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반 고흐, 영혼의 편지」는 번역가의 생각이 적혀있지 않은 순수 번역본이라는 것이 참 마음에 들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책리뷰를 진행하고자 한다. 우선, 본 포스팅은 2020년 09월 13일(일) 논산 훈련소에서 작성한 일기를 재구성한 것임을 밝힌다.

「반 고흐, 영혼의 편지」를 읽고 나서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생각, 그의 내면의 세계를 들어가 함께 걷기도 하고 달려볼 수 있었다.
책을 읽어나가며 시간에 따른 고흐의 생각의 변화, 주위 환경의 변화, 그림의 변화를 바로 눈 앞에서 경험하는 느낌을 받게 해줬다.
그림에 대한, 아니 자연을 탐구하고 그 느낌을 캠버스에 담아내려는 행위에 대한 그의 열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이 없었다. 돈에 대한, 명예에 대한 욕심보다 보다 더 나은 그림을 그리기 위한 그의 끊이없는 탐구 정신이 끝내 그를 세계적인 인상파 화가로 만들어줬다고 생각한다. 비록 그는 죽은 뒤의 유명해진 불우한 화가이긴 하지만.
고흐 감정의 지평선을 따라가면서, 그의 생각의 파도를 넘나들면서, '무언가'에 대한 '열정'이란 것에 대해 조금더 심도 있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는 죽을때까지 색에 대한 탐구, 데생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또한, 동생 테오에게 받은 돈을, 최소한의 생계 유지만을 위해 사용하고 나머지를 모델료, 물감, 캔버스 구입.. 즉, 그림을 그리기 위해 사용했다. 이러한 그의 열정은 현재를 살아가고있는 많은 무기력한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다고 자부한다.
개성이 중요시되는 현시대에 고흐를 이해하면 나의 개성이 어디에서 오는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고흐는 자기만의 색채를 갖춘 화가로 유명한데, 이는 본인의 사소하지만 그림에 관한 확고한 철학이 만들어낸 특징이다. 고흐는 자연을 그리는데 있어 반드시 자연속으로 들어가서 자연을 느끼고 분석한 이후 그 자리에서 그림을 그리는 특이한 습관을 가졌는데, 이러한 습관이 '그가 느끼는 자연'을 '그림'이라는 매개를 통해 '대중'에게 잘 전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자기만의 확고한 철학, 이것이 개성으로 발현되어 사람들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그가 겪는 정신병이 극에 달했을 때, 그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 때의 심정은 어땠을까. 무슨 심정으로 그리 끔찍한 일을 자행했을까. 유명해지기 전에 떠난 것이 그의 순수한 열정을 증명하게 되었지만, 그 동안의 노력에 대한 물질적 보상을 받지 못한채 떠났다는 사실은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