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조지 오웰 「동물농장」 책 리뷰

소쟁이 2020. 11. 21. 11:47

조지 오웰 「동물 농장」 표지 (출판사: 민음사)

나는 원래 책과 친한 사람이 아니었다. 부모님께서 책을 읽으라고 많이 말씀하셨지만, 책 읽는데 흥미가 없었다. 나는 삼국지도 안읽었고 그 흔한 고전 소설들도 접해보지 않았었다. 내가 그나마 주로 관심있었던 책은 자기계발 및 철학관련 서적들이었다. 자기계발서는 비슷한 내용들임에도 매년 읽었던것 같고 철학 서적은 읽었지만 머릿속에 남진 않았다.
이런 무료한 독서 생활을 이어오다가, 최근 소설을 읽는 재미에 푹 빠졌다. 이러한 계기를 마련해준 소설은, 친구가 추천해준,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벌인데, 죄와벌을 읽으며 주인공이 처한 감정을 온전히 느껴보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되었다. 이후 소설 특히 고전 명작 소설들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하면서 막연히 읽기만 해오던 독서가 내 상상력을 자극하고 저자의 의도를 생각해보기도하는... 액티브한 활동으로 바뀌게 되었다.
본 포스팅은 최근 내가 두 번째로 깊이 빠져들어 읽게 된, 조지 오웰 동물농장 리뷰에 관한 것이다.


동물농장은 탐욕이 절정에 달한 인간 농장주를 동물들이 몰아내고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를 기반으로 세운 ‘동물농장’ 세계에서 권력의 부패 과정과 그 씁쓸한 결말을 담고있는 소설이다.

초기 동물 농장을 이끄는 무리들은 농장에서도 영리한 돼지들 집단이었는데, 이들 중 ‘스노볼’과 ‘나폴레옹’이 초기 리더였다. 하늘이래 두 태양이 없다고 했던가, 한 마리의 돼지를 리더로 선출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나폴레옹은 자신이 기르던 사나운 개들을 내세워 스노볼을 쫓는 반역을 일으켜 농장을 소유하게 된다. 이제, 나폴레옹은 농장에서 쫓겨난 스노볼을 공동의 적으로 규정하고, 무서운 사냥개들을 이용하여 다른 동물들에게 공포를 심어준다. 나폴레옹은 점차 공포심을 증폭시키면서 농장의 하나뿐인 절대 권력자, 신이 되어간다. 농장의 다른 동물들은 알파벳을 읽지 못할 정도로 무지하고 쉽게 공포에 사로잡히기 때문에 나폴레옹의 독재 통치하에 배고프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 이러한 삶은 소설의 마지막에 역전이 되지 않는다. 동물들은 나폴레옹 통치에 평생을 힘들게 살아가야 할 운명이 되어버린 것이다.

소설의 마지막에서, 동물들은 이웃 농장 사람들과 어울리는 '돼지'들의 모습을 훔쳐보게 되는데, 신기하게도 동물들의 눈에 '그 돼지'들은 사람이었다 돼지였다 바뀌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결국, 부패 권력의 절정은 초기 농장주와 마찬가지로, ‘인간’으로 동일하다는 메세지를 전달해준다. 여기에서, ‘인간’은 우리와 같은 일반 사람을 의미할 수 있지만, 소설 초반에 ‘탐욕이 절정에 달한 농장주’, 즉, ‘부패 권력의 절정체’를 의미한다고 보는게 맞는것 같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조지 오웰은 결국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라는 의미도 전달하고 싶었다고 생각한다.

동물 농장을 읽으며, 권력의 부패과정... 당시 러시아뿐만 아니라 전 인류적 관점에서의 ‘집단’ 내에서 발생하는 부패 권력에 대한 조지 오웰의 당시 통찰력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이러한 권력의 부패는 비단 어느 한 국가에서 뿐만 아니라 집단에서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이러한 부패권력의 가해자도, 피해자도 되지 않아야 하는 교훈을 남겨준다.

아래는 돼지 나폴레옹이 농장을 지배하고 통치해나가는 과정 중 기억아 남는 부분을 요약/정리한 내용으로서 향후 보다 건전한 집단을 형성하는데 있어 참고해볼만한 사항들이라고 생각한다.

1. 정보의 통제
    - 동물농장의 의사결정, 대외 상황 등 일체 구성원들에게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
2. 공포의 주입 — 사냥개를 내세움
    - 사냥개를 내세워 물리적 공포를 심어준다
    - 모든 동물의 공포, '농장주 존즈의 귀환'을 지속적으로 상기시켜 심리적 공포를 심어준다
3. 집단의 무능력화
    - 구성원들의 무지한 상태를 방관하며 상황을 개선하려 하지 않는다
    - 구성원들의 나폴레옹에 대한 의심을 구성원들의 잘못으로 몰고간다
4. 사건(혹은 역사)의 왜곡
    - 나폴레옹은 '스노볼'의 업적들을 시간이 지나면서 없었던 일이 되게 하거나, 되려 '역적'으로 만들어버린다.
5. 선동가의 등장
    -  위 4 가지 네용들을 말솜씨가 너무 좋은 '스퀼러'를 통해, 동물들에게 사상을 주입하고 통제한다.